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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이사를 했습니다 

​2019.12.18 - 2020.01.31 스페이스산호 제주 


기획의 말 _ 최혜영

          꾸준하게 전시를 이어오고 있는 스페이스 산호에서 11번째 전시 《우리는 매일 이사를 했습니다》를 연다. 서울에서 세입자로서 집을 구하며 생긴 여러 사건을 담은 책 <집만도 못한>의 그림들과 도시에서 열두 계절에 걸쳐 살고 있는 동물들이 등장 하는 달력 <그들의 낮과 밤>에 포함된 그림들과 함께 원화전으로 기획 되었다.

          스페이스 산호가 있는 강정마을은 2007년 해군기지가 들어오기로 결정된 후 또 2016년 해군기지가 준공되고 난 뒤 더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구럼비가 사라졌다. 그 이후 도시 건설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쉼 없이 이어진 공사로 인해 마을 속 정겨운 작은 길들은 사라지고 있다. ‘알점방’과 ‘영희 슈퍼’처럼 마을에 오래된 가게들이 헐리고 도로가 넓어지고 새 건물이 들어오고 있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순순히 변하고 있는 마을의 시간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스페이스 산호가 위치한 이곳 강정평화센터의 사정은 다르지 않다. 기지와 국가폭력은 때로는 자본주의의 얼굴을 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그 땅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밀어낸다.

          <그들의 낮과 밤>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다양한 공간들을 보며주며 그를 통해 인간과 같은 곳에 살고 있지만 삶의 형태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집만도 못한>은 주거 세입자로서 맞닥뜨리는 불합리한 도시 생활을 담고 있다. 사라지며, 때로는 살아가는 풍경들을 관찰하며 기록한 이수민 작가의 시선을 통해 전시장을 나서며 조금은 더 세심하게 존재하고 때로는 변화하는 풍경들을 알아차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품 소개

          책 <집만도 못한>은 주거 세입자가 집을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사람이 머무는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주거세입자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보증금을 들고 이사 갈 곳을 알아보러 다니면 원하든 원하지않든 다른 이의 사는 공간으로 불쑥 들어가게 됩니다. 때로는 500에 20에, 때로는 1000에 45에, 때로는 6000에 적절하다고 평가된 삶과 공간에 드나드는 괴상한 경험을 반복하며 사람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집과 집 사이를 헤매고 다니며 마주친 공간과 사람에 대해 쌓여가는 생각과 의문을 그려서 엮었습니다. 여전히 가장 궁금한 것은 ‘그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지’입니다. < 그들의 낮과 밤>은 우리와 서식지를 공유하며 도시에 사는 동물들의 생활을 담았습니다.

이수민

주로 그림을 그리며, 혼자 또는 여럿이 무엇이든 합니다. 언어와 행동 사이에 남아 있는 앙금을 주시하고 전달하고자 합니다. 2009년에서 2012년까지 서울시와 고양시에서 특수학급과 지역아동센터의 문화예술교육 및 소수자 예술가 지원 활동에 함께 했습니다. 2016년부터 매년 달력을 제작 해오고 있습니다. 2017년 '생리고충회:생리하는 사람들의 수다기록물'('해방촌 사람 들' 발행)을 공동제작 했고, 2018년 '청량리:체계적 망각, 기억으로 연결한 역사'('반 성매매 인권행동 이룸' 발행)에 수록된 여성들의 구술을 통해 복원한 청량리 지역의 지도와 쪽방의 전경을 그렸습니다. vividsonic.blogspot.kr

우리는 매일 이사를 했습니다: 프로젝트
우리는 매일 이사를 했습니다: Pr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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